아버지의 시
흐느끼는 가을 숲에서..
표농부
2012. 7. 19. 09:34
- 흐느끼는 가을 숲에서.. -
/章爐 표경환
야속할 만큼 차가운 바람이
싸알하게 휘몰아 할퀴는 숲에서
저절로 옷 갈기를 세우고
작은 미련조차 날려 보내야 했다
낙엽을 밟고 선
고적(孤寂)한 벌거숭이 單身에게
흐느적임이야 어쩔 수 없지만
속절없이 깊어가는 가을 저녁
무겁게 찌프린 어두움은
울적한 마음자락에
매달리며 자꾸 짙게 널리고
울렁증 이는 사색의 눈시울에
다사로운 햇살을 기다려야 한다는
계절병이 치근치근 얼룩지는 것이
흐느끼며 나뭇가지에서 발버둥치는
차마 이별 못한 저 잎사귀 군상(群像)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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